사진에 있는 것이 그런 소파입니다. 아이보리 코너형이고, 거실 한쪽을 다 차지합니다. 수지구청 둘레 단지들이 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에 들어섰으니, 그때 들인 소파면 지금 스무 해를 넘겼습니다.
이런 소파를 볼 때 저희가 보는 곳은 세 군데뿐입니다. 뼈대, 속, 겉감 입니다. 순서도 이 순서입니다.
뼈대를 먼저 봅니다
팔걸이를 두 손으로 잡고 앞뒤로 흔들어 봅니다. 삐걱 소리가 나면 어딘가 풀린 것이고, 소리 없이 묵직하게 버티면 뼈대는 살아 있습니다. 뼈대가 살아 있으면 그 소파는 살릴 수 있습니다. 이게 제일 중요합니다.
그리고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십 년 전 소파의 각목이 요즘 보급형보다 두껍습니다. 그때는 나무를 아끼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오래된 소파일수록 뼈대가 좋은 경우가 많고, 그 뼈대를 버리고 새 소파를 사는 것이 제일 아깝습니다. 겉감이 상한 것과 소파가 못 쓰게 된 것은 다른 이야기입니다.
속은 손바닥으로 눌러 봅니다
앉는 자리를 손바닥으로 꾹 눌렀다 뗍니다. 바로 올라오면 아직 살아 있는 것이고, 눌린 자국이 남거나 천천히 올라오면 스펀지가 주저앉은 것입니다. 자리마다 다르게 눌러 보세요. 가족마다 늘 앉는 자리가 정해져 있어서 가운데만 꺼진 집이 아주 많습니다.
여기서 한 가지 말씀드릴 것이 있습니다. 속을 바꾸려면 겉감을 벗겨야 합니다. 그러니 어차피 벗길 거라면 겉감도 같이 하시는 편이 결국 싸게 갑니다. 지금 겉감이 아직 쓸 만해 보여도, 나중에 다시 벗기려면 그 공임이 또 듭니다. 그 말씀을 꼭 드립니다.
겉감은 갈라진 모양을 봅니다
가죽처럼 보이는데 표면이 비늘처럼 일어나고 손에 부스러기가 묻으면, 그건 진짜 가죽이 아니라 겉에 씌운 막이 삭는 것입니다. 이건 무엇을 발라도 되살아나지 않습니다. 벗기고 새로 씌워야 합니다.
진짜 가죽은 갈라져도 부스러지지 않고 잔금이 갑니다. 이때는 상한 면만 바꾸기도 합니다. 패브릭은 보풀과 헤짐으로 상하는데, 헤진 자리가 두세 곳을 넘으면 전체를 하는 것이 낫습니다. 한 면만 새로 하면 그 면만 도드라져서 오히려 눈에 띕니다.
코너형은 한 가지를 더 봅니다
코너형은 들고 나는 길을 꼭 봅니다. 길이가 길어서 엘리베이터에 안 들어가는 집이 있습니다. 처음 이사 올 때 사다리차로 창으로 넣은 소파라면, 내릴 때도 같은 방법이어야 합니다. 등받이가 분리되는 구조면 나눠서 내리고, 그것도 안 되면 집 안에서 작업합니다.
집 안에서 할 때는 바닥과 벽에 비닐을 치고, 먼지가 많이 나는 스펀지 자르기는 작업장에서 해 옵니다. 끝나면 실밥까지 쓸어 담고 나옵니다. 남의 집에서 하는 일이라 그것만큼은 지킵니다.
그래서 사진부터 봅니다
위에 적은 것은 사진 서너 장이면 거의 다 보입니다. 전체 한 장, 옆에서 한 장, 상한 자리를 가까이 한 장. 그래서 저희는 사진을 보고 전화로 금액을 못 박아 드린 다음 출발합니다. 가서 말이 달라지는 일을 만들지 않으려는 것입니다.